
글 | 박지윤
가격을 확인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그러나 서비스업은 다르다.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하기 전엔 가격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언제부터 서비스업에서 가격은 비밀이 된 걸까?
1. 가격은 어디서?
1-1. 가격 표시를 향한 시작
우리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거나, 운동을 등록할 때 가격을 필수적으로 확인한다. 하지만 쉽게 가격을 확인할 수 없는 업장이 여럿 존재한다. 검색 플랫폼이나 SNS에 가격표가 표시돼 있지 않거나, ‘상담 후 결정’, ‘개인별 상이’, ‘멤버십 기준 가격’ 등의 문구만 적혀있다. 이러한 현상을 ‘가격 미표시’라고 말한다. 특히 서비스 업종은 가격이 명확하게 표시되는 것이 아닌 소비자의 선택 혹은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따라 우리는 가격을 알지 못한 채 서비스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렇다면 계속되는 가격 미표시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정부는 ‘가격 표시제’를 실행하고 있다. 가격 표시제는 사업자의 부당한 행위로 지정된 권장소비자가격 등의 표시금지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소비자 보호와 공정거래를 도모하고자 하는 제도다. 가격 표시제는 1973년 3월 소비자에게 정확한 가격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처음 등장했다. 그 후 여러 발전을 거치며, 1999년 현재와 같은 체계가 정비됐다. 하지만 당시엔 서비스업에 관한 내용은 없었으며, 서비스업의 가격 공개 의무는 13년 뒤인 2012년 이·미용 업장부터 시작됐다. 그 이후 여러 서비스 업장을 대상으로 가격 표시제가 순차적으로 적용돼, 현재는 미용실, 헬스장, 요가 및 필라테스, 학원, 웨딩업체 등 다양한 업장에서 가격 표시제를 실행하고 있다.
2. 달라지지 않은 현재
2-1. 여기도 별도 문의야?

사진1 – 미용실 사진 (출처: 데일리시큐)
모든 서비스업이 가격 표시를 하길 바라는 건 큰 희망이었을까? 가격 표시제가 도입됐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업장들도 존재한다. 첫 번째는, ‘미용실’이다. 가장 먼저 제도를 시행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다. 미용 업장은 2012년 옥외 가격 표시제가 도입됐다. 옥외 가격 표시제는 업장 외부에서도 소비자들의 가격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대표적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5개 이상의 가격을 표시해야 하며,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 최저부터 최고 가격까지 게시해야 한다. 하지만 도입 후 10년 이상이 지난 2024년 대전·충남소비자연맹은 대전지역 미용업소의 옥외가격표시 이행 실태 조사를 실행했다. 조사 결과, 120곳 중 10.8%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2 – 헬스장 사진 (출처: 중앙뉴스)
두 번째는, ‘헬스장’이다. 헬스장은 2022년부터 표시광고법 하위 규정인 ‘중요한 표시·광고 사항 고시’로 도입됐다. 이는 헬스장 내 제공되는 서비스의 기본요금 및 추가 비용과 중도 해지 시 이용료 환불 기준에 대해 고시해야 한다. 도입 후, 2024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서울 및 6대 광역시 체육시설업 1,000여 개의 헬스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12.4%가 가격 표시제를 미이행하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가격 표시제 의무에 관한 홍보물을 사업장 및 지자체 등에 배포하며 홍보활동을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1년 뒤인, 2025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서울 및 6대 광역시 체육시설업을 조사한 결과, 95.4%가 가격 표시제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3 – 웨딩업체 사진 (출처: 뉴시스)
세 번째, ‘웨딩업체‘다. 웨딩업체는 2025년부터 헬스장과 같이 표시광고법 하위 규정인 ‘중요한 표시·광고 사항 고시’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업체는 사업자 홈페이지 또는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와 계약서에 표시해야 한다. 필수 표시 내용으로는 업체에서 제공하는 기본 서비스와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이 포함된 선택 품목의 세부 내용의 요금이 있다. 또한,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 및 환급 기준 등의 정보도 포함된다. 이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모범 작성 양식을 마련하며, 가격 관련 내용을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명확히 표시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노력에 비해 2025년 결혼 서비스 가격정보 공개율은 36.1%에 그쳤다. 추가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웨딩업체를 상대로 한 소비자 불만 접수 건수는 2025년 4월 집계 결과, 2024년 905건에서, 2025년 1,076건으로 증가함을 볼 수 있다.

사진4 – 학원 사진 (출처: 공감신문)
네 번째, ’학원‘이다. 학원은 2017년부터 학원비에 관해 가격 표시제를 실행했다. 미용업체와 같은 옥외가격표시제로 도입됐다, 하지만 학원 역시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실행 첫해인 2017년 서울과 경기지역 학원 100곳을 현장 점검한 결과, 82곳이 옥외가격표시제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다른 가격을 붙여두거나, 아예 가격을 알리지 않은 곳 또한 존재했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2024년 울산제일일보에 따르면, 10곳 중 7곳이 가격 표시제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이처럼 학원 또한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이고 있다.
2-2. 고민 좀 해볼게요.
가격 표시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 미표시로 인한 소비자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가격 미표시가 계속되는 이유는 제도의 미흡함에 있다. 현재 옥외가격표시제 대상 조건에 대해 살펴보면, 영업 신고 면적이 66m² 이상인 중·대형 업소가 대상이 된다. 그렇기에 조건에 포함되지 않는 소형 업장은 가격을 숨기고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외 소비자는 온라인으로 가격을 확인하려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온라인에는 가격을 표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가격 표시 범위가 사업장 게시물과 등록 신청서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범위가 한정돼 있는 이유로는 대부분의 서비스 업장은 업소별 홈페이지를 가진 경우가 적기에 온라인상 가격 표시를 강조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온라인상 가격 표시에 대한 법적 요구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만약 실제 거래나 계약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어긋난다. 하지만 서비스업의 특성상 판매자와 비대면 거래를 하는 경우는 극소수에 포함된다. 만약 그러한 경우가 있다면, 판매자는 온라인에 상호 및 대표자 성명, 주소 및 전화번호, 가격 등의 내용을 표시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들을 향한 단속은 잘 되고 있을까?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원활한 제도 이행을 위해 운영과 점검을 도맡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학원을 예시로 설명해 보자. 대전의 경우, 대전시 교육청이 학원 가격 표시제를 2017년도에 도입했지만, 2년이 지난 2019년에 첫 점검을 시작했다. 울산시 교육청은 울산시에 위치한 학원 3천667곳이 되지만, 단속 실적은 연간 2회도 안 됐다. 또한 헬스장을 포함한 요가 및 필라테스 업종이 체육시설업이 아닌 자유업으로 분류된다는 이유로 점검을 하지 않기도 한다. 이처럼 단속도 빈틈을 보이고 있다.
2-3. 시행된 거 맞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데일리 기사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비교를 위해 직접 돌아다녀야 하고 바가지를 쓰지 않을까 불안하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진성주 씨는 “가격이 정확히 표시가 안 돼 있어 나중에 전화하면 가격이 달라져 있는 문제가 발생해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제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도 존재했다. 네이트 기사에 따르면, “여전히 시행하지 않는 업체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공지와 다르면 시행하는 이유가 없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에 대한 판매자의 불만도 존재했다. 판매자는 네이트 기사 속 인터뷰에서 “다른 업체가 가격을 그대로 베낀다.”, “추가 금액으로 인해 명확한 가격 설정이 애매하다.” 등의 의견을 제시하며 가격 미표시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정부는 이러한 부실한 단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역 지방정부에 직접 고발권을 제공하거나, 지자체별로 명절과 휴가철을 앞두고 집중 점검에 들어가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5 – 국내, 해외 비교표 (출처: 직접 제작)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유럽연합은 단위가격 ’표시 의무화(PID)’를 시행하고 있다. 단위가격 표시 의무화는 모든 업종 및 온라인 스토어에 적용되며, 모든 금액을 작성해야 한다. 지키지 않을 시에는 전체 연간 매출액의 최대 4% 또는 최소 200만 유로(약 3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한다. 미국은 연방 차원에서는 ’정직 요금 규칙(Junk Fees Rule)’을 시행해 필수 요금을 광고 및 구매 과정 초반에 총액을 포함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를 위반한 경우엔 건당 민사 벌금과 함께 소비자 환불 조치 등의 강력한 법정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일본은 부당 경품류 및 부당표시 방지법을 통해 실제보다 유리하게 오인시키는 가격 표시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에는 시정하라는 명령과 함께 위반 사실이 일본 소비자 청 홈페이지에 등록된다. 그 후에도 해결되지 않은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국내 제도와 비교해 보면, 국내는 전자상거래 등 소비자 보호 고시 중심이며, 할인 표시 기간에 대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 반해, 유럽 및 미국은 구매 전반의 내용을 포괄하고 있으며, 유럽은 30일 기준이, 일본은 최근 8주 중 4주 이상이라는 할인 표시 기한 가이드가 존재한다.
3. 기자의 생각을 말하다
3-1. 이젠 막아야 할 틈
가격 표시제가 완벽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여러 보완할 부분이 존재한다. 단순한 의무화를 넘어 제도를 더욱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추가 비용까지의 모든 비용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등 말이다. 또한 온라인의 비중이 커진 현시대인 만큼 소비자가 온라인상에서도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업체 또한 중요하다. 미리 주위 업체들과 합의해 적정 가격을 지정하고 추가 금액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 역시 단순한 제도를 넘어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한 업체를 위주로 소비를 진행하며, 가격 미표시 업체에 대한 적극적인 정보 요구 및 신고를 하는 등의 태도가 필요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정부는 제도의 현실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현실에 맞춰 제도를 더욱 발전시키며 보완해야 한다. 앞으로 가격 표시제는 단순히 가격이 표시됐는가를 넘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정확히 보장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발전해 가야 한다.
정부는 소비자를 위해 가격 표시제를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의 빈틈은 넓다. 앞으로는 정부, 소비자 그리고 업체 모두 노력과 도움이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정보관리부서 : 홍보팀
최종 수정일 : 2026-04-06